[아웃소싱타임스 김민수 기자] 감정노동에 지친 고객응대근로자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정서적 회복을 돕기 위한 실질적인 민관 협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강북노동자복지관은 3월 27일, 고객응대근로자들의 심리적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민관협력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컨택센터 산업계, 지방정부, 심리치유 전문기관, 민간기업 등 8개 기관이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통합형 치유 프로그램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단순한 구호나 일회성 지원을 넘어서, 감정노동자의 고통을 실제로 완화할 수 있는 심리 회복 프로그램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협약식에는 강북노동자복지관을 비롯해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서울시 120다산콜재단, (사)대한아로마테라피학회, 한국동물교감치유학회, 한국마음챙김교육원, (사)한국차문화협회, (주)후케어스코리아 등 8개 기관이 참여했다.
■ 감정노동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첫걸음
이번 협약의 핵심은 고객응대근로자들의 심리적·정서적 안정을 위한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특히 고객과의 대면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감정노동을 수행해야 하는 콜센터 상담원, 민원응대 직원 등은 업무 특성상 극심한 정서 소진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회복 수단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하고자 아로마테라피, 동물교감, 마음챙김 명상, 차문화, 심리상담 등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5개 치유 단체가 함께 연대하여, 콘텐츠 기획과 프로그램 운영을 공동으로 수행하기로 했다.
■ 월 2회, 4개월간 맞춤형 치유 프로그램 운영
이 프로그램은 향후 4개월간 매월 2회 정기적으로 운영되며, 각 단체의 전문성을 반영해 다양한 치유 콘텐츠로 구성된다. 정서적 소진을 겪는 고객응대근로자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위안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고객응대근로자들의 자존감 회복과 심리적 지지 체계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기관 간 칸막이 허물고 수평적 협력 기반 마련
이번 프로그램은 단일 기관의 주도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각 기관이 역할을 분담하고 수평적으로 협의하며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설계·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유사 프로그램의 중복을 방지하고, 참여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 종료 후에는 참여자의 정서 변화와 만족도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기 프로그램 확대나 제도화 등 장기 운영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 "감정노동자 보호 위한 공공책임 필요"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황규만 부회장은 "감정노동자는 반복적 스트레스에 장기간 노출되기 쉬운 구조 속에 있다"며 "심리적 회복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을 공공이 지원하고 다기관이 협업하는 이번 시도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러한 협약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정서적 소진을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고객응대근로자 보호를 위한 이번 민관 협약은 단순한 상징적 제스처를 넘어, 향후 제도화와 정책 확대의 가능성을 여는 출발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