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소싱타임스 김민수 기자] 고령사회의 중심으로 부상한 新시니어층이 노인요양시설 시장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 이들은 경제력과 독립적인 가치관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요양시설에 대한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이 중시하는 요인은 고품질의 케어, 자기결정권의 존중, 그리고 프라이버시 보장 등이다. 특히 단순한 노후 돌봄을 넘어서, 웰다잉을 실현할 수 있는 삶의 질 중심의 요양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변화는 요양시설 선택 기준뿐 아니라 시장 전체의 방향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新시니어들은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고 본인의 금융자산과 연금을 활용해 요양시설 비용을 지불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융업계에서도 연계 상품 개발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6월 발표한 `新시니어 등장으로 확대되는 프리미엄 노인요양시설`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층 중에서도 경제력을 갖춘 新시니어는 프리미엄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입소 의향과 금융적 준비도를 동시에 갖춘 새로운 수요층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하나금융연구소가 新시니어(부동산 포함 총 자산 10억 이상 보유, 만50세~69세)를 대상으로 노인요양시설 인식 및 프리미엄 노인요양시설 관련 니즈를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 고령층 자산 증가와 웰다잉 문화 확산이 시장 변화 견인
60세 이상 고령층의 자산 규모는 2017년 129조 원에서 2024년 229조 원으로 약 1.8배 증가했으며,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3%에서 42%로 확대됐다.
이들은 노후를 가족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준비하려는 독립적인 성향을 보이며, 요양시설 이용에 대한 심리적 장벽은 있으나 케어의 질이 확보된다면 입소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대형화·프리미엄화되는 노인요양시설
국민건강보험공단 공공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장기요양시설 수는 2015년 5,000개에서 2025년 12,000개로 약 2.4배 증가하고 있으며, 같은 기간 30인 이상 수용이 가능한 중대형 시설의 비중도 30%에서 49%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는 기존의 소규모 중심에서 탈피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돌봄을 제공하려는 수요 확대에 따른 결과다.
특히 하나금융이 2009년 요양시설 사업에 진출한 이래 KB금융(2016년), 종근당(2021년), 신한금융(2025년 개소 예정) 등 주요 대기업과 금융기관이 잇달아 프리미엄 요양시설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업계의 구조적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시설들은 단순한 숙식 제공에서 나아가 의료적 지원, 정신·문화 활동, 프라이버시 보장 등 고령층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는 통합형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 케어의 질이 시설 선택 기준, 심리적 거부감은 여전
응답자의 69.9%는 건강상 어려움이 생기면 요양시설 입소가 필요하다고 인식했으며, 입소 필요성의 주요 이유는 ‘가족 부담 경감’(61.6%)과 ‘전문적 돌봄 제공’(24.1%)이었다.
그러나 55.1%는 여전히 요양시설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특히 만 65세~69세 응답자 중 62.2%는 ‘자기결정권 제한’과 ‘사회적 단절’을 주요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 프리미엄 시설에 대한 선호도 뚜렷…케어 전문성 중시
일반 요양시설보다 프리미엄 시설에 대한 입소 의향이 본인 기준 61.9%, 가족 기준 59.3%로 높게 나타났다. 프리미엄 시설에 입소할 경우 고려하는 요소는 ‘보호자와의 접근성’과 ‘직원 수 및 전문성’, ‘시설 내외부 환경’ 순으로 나타났으며, 시설 외형보다는 ‘세심하고 체계적인 케어’(58.6%)와 ‘기능 유지 지원’(32.3%)에 가치를 두는 경향이 컸다.
■ 자녀 의존 줄고, 연금·금융자산 활용 뚜렷
프리미엄 요양시설 입소 시 비용 부담은 자녀보다 본인이 직접 지불하겠다는 비중이 높았다. 본인 입소의 경우 84.8%가 본인 자금으로 부담하겠다고 응답했고, 자금 조달 방식으로는 공적연금(33%), 금융자산(23.3%), 실물자산(17%)이 주로 활용될 전망이다. 주택연금(4.7%)이나 부동산 월세(10.1%) 활용 비중은 낮았다.
■ 금융상품 수요 증가…요양비용 대비 수단으로 부각
프리미엄 요양시설 입소 의향자 중 63.5%는 ‘요양비용 보장형 금융상품’에 가입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실제 치매간병보험이나 치매신탁 가입률은 13.4%에 불과해, 금융기관의 상품 개발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요양비용 보장형 연금상품이나 시설 연계형 종합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신시니어 세대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자산과 가치관을 동시에 갖춘 의사결정 주체로, 프리미엄 요양시설과 금융서비스의 연계는 고령사회에서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 지속 가능한 시니어케어 생태계 조성을 위한 방향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한국에서 고품질 요양시설과 금융서비스의 통합은 새로운 시니어층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대응하는 필수 전략이다.
금융기관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요양시설에 입소 시 연금 수령액과 연계한 장기 입소비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치매간병보험·요양비 특화 신탁상품과 같은 고령자 맞춤형 금융상품을 통해 입소 비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이 제시될 수 있다.
단순 돌봄을 넘어 ‘웰다잉’을 지원하는 산업적 전환이 요구되고 있으며, 정부와 민간의 역할 분담을 통해 지속 가능한 시니어케어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사회 기반의 재가 요양과 스마트 돌봄 인프라 확대 등 거주지 중심의 고령친화 환경 구축도 병행되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출처 : 아웃소싱타임스(https://www.outsourci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