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소싱타임스 김민수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의 인사·채용 절차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이 빠르게 보편화되면서 채용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상위 500대 기업 중 86.7%가 이미 인사 업무에 AI를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채용 효율성과 정확성 강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AI 채용 확산은 업무 처리 속도 향상, 전형 관리 자동화 등 긍정적 효과를 이끌고 있지만, 동시에 공정성·투명성 논란도 제기되며 기업과 정부 모두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용노동부·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 11월 28일 국내 기업의 AI 활용 실태와 채용 구조 변화를 분석한 ‘2025년 기업 채용동향조사 결과 2차 발표’ 자료를 공개했다.
■ 기업의 AI 활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응답 기업 396개사 중 86.7%가 인사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AI 도입을 밝힌 기업은 163개사이며, 이들 중 ‘직원 채용’(52.8%) 분야에서의 활용이 가장 많았다.
기업이 실제 채용 과정에서 활용하고 있는 주요 AI 기반 절차는 ▲AI 기반 인적성·역량 검사(69.8%) ▲지원 서류 자동 검토(46.5%) ▲AI 면접 및 결과 활용(46.5%)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AI 사용 기업의 57.0%는 구직자에게 AI 활용 여부를 사전 고지하고 있으며, 55.8%는 개인정보 처리·관리 방식도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지원자 정보 처리 자동화와 전형 운영 효율화 등을 중심으로 AI 기능을 확장하고 있어 채용 절차 전반에서 기술 의존도가 심화되는 추세다.
기업의 도입 확대 이유로는 ‘데이터 기반 객관적 판단’(34.6%), ‘채용 기간 단축’(31.5%), ‘인사 업무 부담 감소’(14.2%) 등을 꼽았다.
■ AI 채용 도입·확대 의향
향후 AI 기반 채용 절차를 도입하거나 확대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전체의 74.5%에 달했다. 이들은 향후 강화할 주요 활용 분야로 ▲AI 기반 인적성·역량 검사(67.5%) ▲지원 서류 검토(63.4%) ▲채용절차 관리(55.6%) 등을 꼽았다.
도입 확대 이유로는 ‘데이터 기반 객관적 판단’(34.6%), ‘채용 기간 단축’(31.5%), ‘인사 업무 부담 감소’(14.2%) 등이 제시됐다. 반면 도입 계획이 없는 기업들은 ‘공정성·객관성 불확실성’(36.6%), ‘최종 판단에는 사람의 개입 필요’(19.8%) 등을 이유로 들었다.
■ 청년층의 AI 활용 경험과 인식
전국 17개 시·도 청년 재직자 3,09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청년의 42.3%가 취업 준비 과정에서 AI 도구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주요 활용 분야는 ▲자기소개서·이력서 작성(77.2%) ▲면접 준비(36.4%) ▲기업 정보 탐색(31.0%) 순이었다.
또한 청년 재직자의 61.8%는 현재 업무 수행 과정에서도 AI를 사용한다고 응답해 실무 단계에서도 AI 활용이 일상화됐음을 보여줬다. IT(87.7%), 마케팅·홍보(87.0%), 연구개발(79.5%) 등 기술·지식 기반 직군에서 활용도가 특히 높았다.
청년들은 AI 활용을 통해 ‘업무 처리 속도 향상’(56.2%), ‘결과물 질 향상’(24.5%) 등에 긍정적 경험을 보고했으며, 전체의 63.8%는 기업의 AI 채용 절차 도입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다만 AI 기준의 공정성·투명성 우려도 일부 존재했다.
■ 정부의 지원 계획
앞선 조사에서 나타난 기업·청년층 요구와 공정성 관련 논란은 정부 정책 방향에도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채용 과정에서 AI 활용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연내 ‘채용분야 인공지능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윤리 기준, 점검 체크리스트, 사전고지 방식, 차별 방지 조치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또한 내일배움카드를 통한 AI·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확대, 전국 고용센터의 AI 면접실 구축 등을 통해 청년층의 취업 경쟁력 향상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공공 고용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AI 기반 구직자 맞춤형 지원 서비스(잡케어+)와 구인기업 원스톱 채용지원 서비스(펌케어)도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임영미 고용정책실장은 “AI 생태계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고 채용 시장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AI가 활용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기업의 공정한 AI 활용을 지원하고 청년들의 AI 역량 확보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체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정부·기업·청년층 모두 AI 기반 채용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제도적 장치 마련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처 : 아웃소싱타임스(https://www.outsourci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