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소싱타임스 이윤희 기자] 2026년부터 아웃소싱 기업의 영업 리스크 구조 자체가 뒤흔들릴 예정이다. 중대재해가 반복될 경우 영업정지와 과징금까지 가능한 처벌 체계가 도입되고, 500인 이상 사업장은 안전보건 투자 내역을 공개해야 하는 안전보건공시제가 시행된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리가 느슨했던 소규모 도급·파견 현장까지 근로·산업안전 감독이 두 배 이상 확대되며, 아웃소싱 기업이 운영·관리하는 현장도 그 화살을 빗겨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포괄임금제, 야간근무 사업장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는 동시에 화물차주·배달기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감정노동자 보호까지 확대되면서, 인력 공급 기업의 노무·안전 관리 책임선은 사실상 전면 상향되는 국면이다. [편집자 주]
고용노동부가 2026년을 노동정책 구조 전환의 본격적인 실행 국면으로 규정하고, 노동시장 격차 해소와 산업 전환 과정에서의 노동 보호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노동시장 격차 해소와 노동이 있는 산업 대전환 대응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며 향후 고용노동 정책의 방향을 밝혔다.
이날 업무보고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김 장관은 ‘모두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나라’라는 비전 아래 노동과 생명 존중을 정책 기조의 중심에 두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고용노동 정책이 노동·생명 존중 기조로 과감히 전환됐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는 현장 밀착과 구체적 실행, 성과 체감을 통해 정책 효과를 분명히 드러내겠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개월간 산업안전 현장점검 확대, 중대재해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종합대책 수립, 임금체불 근절대책 추진 등을 통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 왔다고 설명했다. 노조법 개정과 62년 만의 노동절 복원 역시 노동 존중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한 조치로 제시됐다.
다만 정부는 여전히 구조적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의 사고 사망자 증가, 임금체불액 확대, 20·30대 ‘쉬었음 청년’ 70만명 규모의 취업 애로 등은 노동시장 내 격차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꼽혔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2026년을 기점으로 노동시장 격차 해소와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을 보다 입체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 [2026년 업무 추진계획 발표] `대폭 강화되는 ` 기업 리스크
고용노동부는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골자로 2026년 새해 노동정책의 방향을 `노동과 함께하는 진짜 성장`으로 삼고 `노동시장 격차 해소`, `노동있는 산업 대전환`, `노동이 존중받는 일터`를 중점과제로 설정했다.
이어 중점 과제에 맞는 총 12개의 추진과제를 설정하고 이에 부합한 추진 전략을 세웠다. 현장 밀착형 실행과 체감 가능한 결과 도출을 통해 2026년을 노동시장 구조 전환의 분기점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중점 과제별 세부 추진과제 및 전략은 다음과 같다.
●노동시장 격차 해소
▲일할 기회 격차, ▲산업현장 위험의 격차, ▲노동시간의 격차, ▲임금·복지의 격차 등 노동시장의 4가지 핵심 격차의 해소 추진
➊ 모든 청년이 일할 수 있는 나라, 기회 격차 해소
정부는 청년의 일할 기회 격차 해소를 위해 20대뿐 아니라 30대 청년까지를 포괄하는 맞춤형 고용 지원을 강화한다. 특히 20·30대 ‘쉬었음 청년’ 약 70만명을 주요 대상으로 삼아 ‘청년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를 본격 추진하고, 정부가 먼저 청년에게 접근하는 발굴 중심 정책으로 전환한다.
이를 위해 대학생 중심이던 청년 데이터베이스를 34세까지 확대하고, 제대군인·정부 지원사업 참여자·자격시험 응시자·취약청년 등으로 대상을 넓혀 미취업 청년을 선제적으로 발굴한다. 발굴된 청년에 대해서는 마음 상담, 또래 모임, 맞춤형 원포인트 취업지원 등을 연계해 구직 회복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2026년 1분기부터 ‘일자리 첫걸음 보장센터’ 10곳을 신설해 발굴–접근–회복 단계별 지원 체계를 현장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청년의 실제 일할 기회를 넓히기 위해 일경험과 직무 훈련도 대폭 확대된다. 2026년에는 대기업 등 청년 선호 기업의 일경험 프로그램에 4만 3000명, AI 등 미래 역량 훈련 대상자는 4만 9000명까지 확대한다.
아울러 비수도권 청년을 대상으로는 훈련수당을 우대하고, 중소기업 청년 채용장려금과 비수도권 청년 근속 인센티브를 확대해 지역 정착을 유도한다. 구직촉진 수당은 현행 50만원에서 60만원으로 확대하고 비수도권 근속 인센티브는 최대 720만원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AI 기반 취업 지원을 통해 청년의 취업 가능성을 높인다. 고용24 플랫폼을 활용해 AI가 개인별 취업 강·약점과 성공 확률을 분석하고, 직업훈련과 일자리를 자동 추천하는 원스톱 취업 지원 체계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기업·관계 부처·지방정부 간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청년 고용 정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2026년 1분기 내 ‘쉬었음 청년’을 위한 추가 보완 대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➋ 산업현장 위험격차 해소...중처법 제재 수위 높인다
산업안전 정책의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소규모 사업장을 주요 정책 대상으로 전환한다. 행정력이 충분히 미치지 못했던 초소규모 사업장에서 사고 사망자가 증가하고, 동시에 중견·대형 사업장에서도 중대재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우선 소규모 사업장에 정책이 직접 닿도록 업종별 유관기관, 협회 및 단체 등과 협력해 이른바 ‘정책 길목’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일터지킴이 1천명을 활용해 업종별 핵심 위험요인과 안전수칙을 안내하고, 위험 기계 교체와 안전장비 구입 등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재정 지원도 신속히 연계한다. 작은 사업장 작업환경 개선을 위햔 재정지원도 약 5,371억원을 편성, 현장에 신속히 연계되도록 한다.
산재 예방은 지원과 감독을 연계한 방식으로 추진된다. 감독계획을 사전에 공유하고 계도기간 동안 기술·재정 지원을 집중한 뒤, 이후에는 감독을 강화하는 단계적 방식이다.
감독관 인력은 2025년 550명에서 2026년 650명으로 늘어나고, 드론 등 기술을 활용한 현장 점검도 확대된다. 이에 따라 소규모 사업장 대상 감독은 2025년 2만4천곳에서 2026년 5만곳으로 크게 늘어날 방침이다. 1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안전장비 신속 지원과 함께 지원 비율도 기존 60%에서 90%까지 상향된다.
반면 중견·대형 사업장에 대해서는 자율적 예방을 전제로 하되,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경우에는 강력한 제재가 뒤따른다.
중대재해 발생 시 압수수색과 구속 등 강제수사를 적극 활용하고, 사망사고가 반복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영업정지와 과징금 부과 등 실효적 경제 제재를 도입할 계획이다. 부과된 과징금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재원으로 재투자된다. 중대재해 수사를 위한 조직과 인력도 대폭 확충한다.
아울러 산업안전의 예방 주체로서 노동자의 참여와 권리도 강화된다. 재해조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안전보건공시제를 도입해 사업장의 재해 현황과 재발 방지 대책, 안전보건 투자 현황에 대한 노동자의 알권리를 보장한다.
원·하청 공동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구성해 노사가 함께 안전 규범을 마련하도록 하고, 작업중지요구권 신설과 행사 요건 완화를 통해 노동자가 위험한 작업 상황에서 스스로 작업을 중단할 수 있는 권한도 확대한다.
➌ 노동시간 격차 해소, 공짜 노동 막고 실노동시간 줄여
장시간·야간노동으로 인한 노동시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OECD 평균 수준인 연 1,700시간대를 목표로 실노동시간 단축을 본격 추진한다. 이를 위해 연내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을 마련하고, 체계적인 이행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현장에서 반복되는 장시간·공짜노동 관행을 개선한다. 교대제와 특별연장근로가 반복되는 사업장과 포괄임금제 오남용 사업장을 대상으로 분기별 기획감독을 실시하고, 2026년에는 장시간 노동 사업장과 포괄임금 오남용 사업장을 각각 약 100곳씩 점검할 예정이다. 포괄임금제 금지, 노동시간 측정·기록 의무 강화, 퇴근 후 불필요한 업무 연락을 제한하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 법제화, 연차 사용에 대한 불이익 처우 금지 등 쉴 권리를 보장하는 입법도 함께 추진된다.
자율적인 노동시간 단축을 유도하기 위한 지원도 병행된다. 2026년 324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주 4.5일제 도입 지원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생산성 향상과 기술 지원을 연계한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실노동시간 단축 지원법’ 제정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새벽배송 등 야간노동자에 대해서는 실태조사와 해외 사례 분석, 노사·전문가 논의를 거쳐 최소 휴식시간과 연속 근무일수 제한 등 건강권 보호를 위한 노동시간 관리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는 노사정이 참여하는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이행점검단’을 구성해 주요 과제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사회적 대화를 통해 노동시간 단축과 산업 현장의 요구 간 균형을 모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➍ 임금·복지격차 해소...공공부터 비정규직-정규직 격차 줄이기 시작
임금·복지 격차 해소를 위해 공공부문이 모범적 사용자로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정책적 역할을 강화한다. 고용노동부는 비정규직과 공무직 노동자가 구조적 고용불안과 처우 격차를 겪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공공부문에서부터 적정 보상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 부처를 대상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실태조사를 2026년 3월까지 마무리하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계부처와 처우 개선 대책을 마련해 같은 해 4월부터 예산 반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러한 개선 노력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도 반영해 공공부문의 역할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한다.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개정 노조법의 안착을 전제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는 작업에 착수한다. 정부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 법제화와 함께 임금 정보 제공 강화, 초기업 교섭 활성화를 축으로 한 종합 로드맵을 내년 상반기 중 마련할 예정이다.
공공부문에서 초기업 교섭 모델을 선도적으로 구축해 민간 부문으로의 자율적 확산을 유도하고, 임금직업정보시스템을 통해 직무·직위·근속연수별 임금 분포 정보를 보다 수요자 친화적으로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임금체불에 대해서는 처벌과 예방을 동시에 강화한다. 임금체불의 법정형을 현행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하고, 임금구분지급제 의무화를 통해 원·하청 구조에서 발생하는 체불을 구조적으로 차단할 방침이다.
또한 사업장 도산 시 노동자 보호를 위해 대지급금 지급 범위는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고, 상습·반복 체불 사업장에 대해서는 처벌 강화와 함께 노동인권교육 의무화를 추진한다.
●노동있는 산업 대전환
인구구조, AI·기후위기 등 산업구조 변화 과정에서 ▲노동시장 참여 촉진, ▲AI 역량 강화·안전망 구축 등 노동소외 방지
➎ 인구구조 변화 대응...중장년, 부모, 장애인 노동참여 확대
출생·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중장년, 일하는 부모, 장애인 등 대상별 맞춤 정책을 통해 노동시장 참여를 확대한다. 생산가능인구는 2025년 3,591만명에서 2030년 3,417만명, 2040년 2,903만명으로 지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노동시장 활력을 유지하기 위한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먼저, 중장년층에 대해서는 연령대별 특성을 반영한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40대는 경력 설계 상담과 폴리텍을 통한 신기술 훈련 등으로 직무 전환과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50대는 재취업지원서비스 적용 대상을 기존 1,000인 이상 사업장에서 50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해 이·전직을 보다 체계적으로 돕는다.
60대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의를 거쳐 단계적 정년 연장과 세대 상생형 고용 모델을 추진하고, 재정·세제 지원 등을 통해 현장 안착을 도모한다.
일하는 부모를 위한 제도도 강화된다. 오는 1월부터 육아기 10시 출근제를 도입하고, 7월부터 방학 중 단기 육아휴직 제도를 시행해 맞벌이 가구의 돌봄 부담을 완화한다. 중소기업의 인력 공백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육아휴직 대체인력 지원금과 동료업무분담지원금도 확대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인다.
장애인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를 위해서는 의무고용률을 단계적으로 상향하고,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지원을 강화한다. 민간 부문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2029년까지 3.5%로, 공공 부문은 4.0%로 높이며, 장애인 특성에 맞춘 수준별 AI 맞춤 훈련을 신설해 직무 선택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➏ 일하는 모두에게 AI 역량 강화지원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일자리를 갖는 구조`를 수립하기 위해 AI 역량 강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AI+역량 業UP 프로젝트’를 추진해 총 15만명을 대상으로 AI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취약계층이 기술 변화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한다.
구체적으로 청년 1만명을 대상으로 AI 엔지니어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중소기업 재직자 11만명에게는 현장 업무에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직무 훈련을 제공한다. AI 활용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 등 2만8천명에게는 기초 역량 중심의 AI 교육을 지원해 직무 전환과 고용 유지를 돕는다.
아울러 정부는 2026년 1분기까지 ‘AI 대응 일자리정책 로드맵’을 마련해 AI 전환이 일자리 소멸과 대체, 창출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토대로 업종·직종별 인력 수요를 반영한 인재 양성 전략과 직무 전환 훈련을 설계해 AI 확산에 따른 노동시장 충격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AI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병행한다. 산업·직무별 AI 활용 사례와 부작용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알고리즘 공정성과 개인정보 보호 기준 등을 담은 ‘노동 분야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기업의 자율 준수를 유도한다.
공공 부문에서도 AI 전환을 추진한다. 고용24를 중심으로 공공 고용서비스에 AI를 도입해 구직자에게는 맞춤형 직업 추천과 취업 확률 기반 컨설팅을, 기업에는 채용 지원과 인재 매칭 서비스를 제공한다. 32개 언어로 제공되는 AI 노동법 상담과 근로감독 AI 비서 도입을 통해 노동자 권리 구제와 행정 효율성도 함께 높인다.
➐ 화물차주, 택배근로자, 감정근로자 등 보호 강화
노무제공자 사고 사망자는 2023년 83명에서 2024년 101명으로 1년 새 18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와 같은 현 상황을 고려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플랫폼 종사자 등 새로운 고용 형태 확산과 기후변화, 산업 전환 과정에서 위험에 노출되는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 보호를 강화한다.
이에 따라 화물차주, 방과후 강사 등 그간 산업안전보건법 적용이 제한적이었던 직종을 중심으로 보호 대상을 확대하고, 안전·보건 조치를 강화한다.
택배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대상으로 건강진단 제도 신설을 검토하고,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건강진단 비용 지원을 확대해 2026년까지 2만 4천명을 대상으로 4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업무상 질병에 대한 산재 처리 기간도 단축해, 2024년 평균 228일이던 처리 기간을 2026년 말까지 160일로 줄이고 산재 신청부터 보상, 치료·재활, 직업 복귀까지 종합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정신건강 보호도 강화된다. 감정노동자를 비롯한 고객응대노동자에 대해 건강장해 예방조치 미이행 시 제재를 도입하고, 중대재해 피해 동료와 재난 대응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트라우마 치료 지원과 인프라도 확대한다. 노동자건강센터 역시 지속적으로 확충해 심리적 회복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후위험에 대한 대응도 본격화된다. 한파 특보 발령 시 작업시간 조정과 한랭질환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 조치를 법제화하고, 폭염에 대비해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이동식 에어컨 등 온열질환 예방 설비 지원을 확대한다. 2026년에는 관련 예산 280억원을 투입해 지방정부·민간과 함께 약 14만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보건 조치 정보 제공과 현장 지도를 실시한다.
아울러 화력발전소 철거·해체, 송·배전 시설 구축 등 산업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위험에 대비해 ‘정의로운 전환’ 관점의 산업안전 대책도 마련한다. 노사정이 참여하는 ‘안전한 일터 위원회’를 구성해 한파·폭염과 신유형 산업재해에 대한 공동 연구개발과 안전 문화 확산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➑ 모두의 고용안전망 강화…지역 주도 일자리·전국민 고용보험 추진
산업·기술 대전환 과정에서 특정 지역이나 고용 형태에 따라 일자리 기회가 배제되지 않도록, 모두에게 든든한 고용안전망 구축에 나선다. 대전환 국면에서 지역 간 격차와 고용 형태별 보호 공백이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법적 기반을 정비하고 지원 체계를 촘촘히 강화한다.
우선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일자리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설계한다. 지방정부별 산업 구조와 고용 여건에 맞는 일자리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고용정책 거버넌스를 개편하고, 재정 인센티브와 전문성 지원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협력하는 지역 일자리 추진 체계를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가칭 ‘지역고용활성화법’ 제정도 추진된다. 사회적기업에 대해서는 발굴·육성·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해, 돌봄 등 지역 현안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 생태계를 조성한다.
전 국민 고용보험 실현을 위한 제도 개편도 본격화된다. 고용보험 적용 기준을 기존 근로시간 중심에서 소득 기준으로 전환해, 택배기사와 화물차주 등 노무제공자까지 고용안전망에 포함시킨다. 적용·징수·급여 체계를 함께 개편해 실질적인 보호 범위를 넓히고, 실업급여 제도 개편과 모성 보호 재원 확보 등을 통해 고용보험의 지속 가능성도 강화한다.
산업 전환에 대비한 사전 대응도 강화된다. 정부는 직업 전환과 고용 안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산업전환 고용안정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노동부와 산업부가 협력해 정의로운 전환 특구를 지정한다. 이를 통해 산업 구조 변화로 인한 고용 충격을 완화하고, 전환 과정에서 누구도 뒤처지지 않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 노동이 존중받는 일터
권리 밖 노동자 보호, 임금체불 사업장 제재 강화, 안전보건 공시제 도입 등
➒ 가짜 3.3 퇴출, 권리 밖 노동자 보호 강화
정부는 고용 형태가 다양화되는 가운데 가짜 3.3 계약, 무늬만 프리랜서 등 노동법 적용을 회피하는 관행이 확산되고, AI 전환과 플랫폼 경제 확대로 기존 노동관계법의 보호 범위 밖에 놓인 ‘권리 밖 노동자’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고용 형태와 계약 명칭에 관계없이 모든 일하는 사람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제도 개편에 나선다.
우선 가짜 3.3 계약 관행을 구조적으로 해소한다. 국세청 과세 정보를 활용해 위장고용 의심 사업장을 선별하고, 주기적인 기획 감독을 통해 불법 관행을 적발·시정한다는 방침이다. 2025년 12월에는 가짜 3.3 위장고용 의심 사업장 100곳을 대상으로 전국 단위 기획 감독을 실시하고, 감독 결과를 토대로 지역 내 협·단체와 연계한 교육과 지도를 병행해 위법 관행 근절을 유도한다.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입법도 본격 추진된다. 정부는 모든 일하는 사람이 최소한의 노동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일하는 사람 권리에 관한 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노동자 추정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노동자임을 스스로 입증하지 못해 법적 보호에서 배제되는 문제를 완화하고, 권리 구제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62년 만에 복원된 노동절 명칭을 계기로, 모든 일하는 사람을 포괄하는 노동 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도 이어간다.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 확대에 대한 논의도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 방안을 조항별·단계별로 검토하고, 현장의 수용성과 공감대를 전제로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⑩ 임금체불은 막고 퇴직 후 소득 보장은 강화
임기 내 임금체불 규모를 1조원 미만으로 낮추겠다는 목표 아래, 단순 단속을 넘어 도급 구조와 지급 방식 전반을 손질하는 제도 개선에 나선다. 특히 중소·영세 사업장과 단기 근속 노동자에게 체불이 집중되는 현실을 구조적 문제로 보고, 원인 단계부터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임금체불에 대한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한다. 임금체불의 법정형을 현행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하고, 도급계약 과정에서 임금 비용을 다른 비용과 구분해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원·하청 구조에서 임금이 후순위로 밀리는 관행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감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근로감독 권한을 지방정부에 위임하는 법 제정도 검토한다.
숨은 체불을 찾아내기 위한 감독 방식도 전환된다. 정부는 2025년 12월부터 임금체불 사건 전수조사와 자진신고제를 도입해, 신고되지 않은 체불까지 선제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근로감독 역시 대폭 확대돼 현재 연 5만4천곳 수준에서 2027년까지 14만곳으로 늘어나며, 관계부처 합동감독을 통해 반복·상습 체불 사업장에 대한 압박을 강화한다.
체불 피해 노동자 보호도 강화된다. 사업장 도산 시 지급되는 대지급금의 범위를 기존 최종 3개월분 임금에서 6개월분으로 확대해 생계 공백을 줄이고, 피해 노동자에 대한 사업주 융자 확대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체불이 발생한 이후의 구제뿐 아니라,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정부는 노후소득 보호 차원에서 퇴직연금 사각지대 해소에도 나선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퇴직연금기금 가입 대상을 확대하고, 규모별로 단계적인 도입 의무화를 추진한다.
특히 1년 미만 단기 근속 노동자에 대한 퇴직급여 보장 방안을 마련해, 잦은 이직과 단기 고용 구조 속에서도 최소한의 노후소득이 축적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한다. 이를 위해 퇴직연금 제도 전반의 기능 강화를 논의하는 노사정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⑪ 500인 이상 사업장 안전보건공시제 도입
정부가 실질적인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의 주체를 정부나 사업주에만 두지 않고, 노사가 함께 책임지는 ‘참여형 일터 안전’ 체계로 전환에 나선다. 보호구 미착용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조차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자의 권리 보장과 노사 공동 책임을 제도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우선 노동자의 안전 관련 ‘3대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재해조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안전보건공시제를 도입해 사업장의 재해 현황과 재발 방지 대책, 안전보건 투자 실적 등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공시는 우선 500인 이상 사업장을 중심으로 시행된다.
원·하청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구성과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위촉도 의무화해, 원·하청 노사가 공동으로 안전 규범을 수립하고 이를 성실히 이행할 책임을 지도록 한다. 노동자가 위험한 작업을 스스로 피할 수 있도록 작업중지 요구권을 신설하고, 작업중지 행사 요건도 완화한다.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노사 책임도 함께 강화된다. 사용자는 충분한 안전 조치를 전제로 한 적정 공사기간과 비용을 보장해야 하며, 노동자는 안전수칙을 준수할 책임을 명확히 한다. 안전수칙 미준수로 발생한 중대재해 사례와 필수 준수사항을 담은 안내 자료를 제작·배포하고,
협·단체와 온라인 채널을 활용해 현장 중심의 안전 교육과 홍보를 강화한다. 연말에는 건설현장 1천곳을 대상으로 ‘기초 안전수칙 집중점검 주간’을 운영해 보호구 착용 등 기본 안전조치를 집중 점검한다.
국민이 참여하는 안전 감시 체계도 도입된다. 안전난간 미설치나 보호구 미착용 등 산업재해 위험 요소를 신고하면 최대 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국민참여형 신고·포상 제도를 신설해, 산업안전을 사회 전체의 문제로 확장한다.
이와 함께 사업주와 노동자를 포함한 대국민 노동안전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공익광고를 실시하고,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등과 협력해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핵심 안전 용어 교육과 안전체험 교육도 확대한다.
⑫ 내·외국인 일자리 선순환 구축…외국인력 통합 관리체계 전면 개편
내국인과 외국인 일자리가 경쟁 관계가 아닌 선순환적 역할 분담 구조를 이루도록, 전체 노동시장 관점에서 외국인력 관리·지원 체계를 통합적으로 정비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단기 인력 수급 수단으로만 활용해 온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내국인 고용을 보완하면서도 외국인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구조로 정책 방향을 전환한다.
우선 ‘일하는 모든 외국인’을 포괄하는 정책 수립 기반을 마련한다. 외국인력을 분야별·직능 수준별로 체계화해 수급을 설계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외국인력 취업현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내국인 고용이 어려운 부문을 중심으로 외국인력을 적정 규모로 활용하고, 노동시장 전반의 균형을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외국인력 도입 과정의 공공성과 투명성도 강화된다. 중간 착취를 차단하고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인력 도입 절차를 정비하고, 기능 인력(E-9 등)이 비전문–준숙련–숙련 인력으로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한다.
숙련도가 높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는 장기 체류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내일배움카드 활용, 자격증·학위 과정 연계 등 숙련 형성 체계도 구축한다. 유학생의 E-9 전환을 허용하는 등 국내 체류 외국인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외국인 노동자의 권익 보호 역시 정책의 핵심 축으로 제시됐다. 체류 자격과 관계없이 근로조건과 산업안전 보호가 이뤄질 수 있도록 통합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계절노동자 등에 대한 현장 점검도 확대한다.
인권 침해 예방과 대응을 위해 전 체류 자격을 대상으로 한 인권 침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외국인노동자 지원센터를 확충한다. 부당한 처우를 받을 경우 사업장 변경이 원활하도록 요건을 완화하는 한편, 산재·인권 침해가 반복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외국인 고용을 제한하는 등 책임을 강화할 방침이다.
출처 : 아웃소싱타임스(https://www.outsourcing.co.kr)
